본문 바로가기

길고양이 이야기

미안하다, 고양아.

 

 

 

 

 

 

 

안녕하세요, 얼음마녀 입니다.

 

 

 

 

 

 

급식소에 도착하자 무언가 움직이는 기척이 느껴지지만

 

 

 

어두운 새벽 인지라 실체가 보이질 않습니다.

 

 

 

주머니 속 핸드폰을 꺼내  플래시를 켜니 비로소 녀석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녀석은 밥주는 사람이 급식소에 도착하기 전 부터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던듯 싶습니다.

 

 

 

처음엔 녀석만 있는 줄 알았는데,

 

 

 

 어느 틈엔가 다가와 플래시 켰다고 눈을 흘기며 앉은 진이가 보입니다.

 

 

 

 

 

 

 

곁에 다가온 진이를 향해 녀석이 낮은 소리를 내며 기분 나쁘다는 표현을 확실히 하는걸로 봐서

 

 

 

둘 사이는 절대로 친한 사이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그대로 내버려 두면 한바탕 광풍이 몰아치겠구나 싶어

 

 

 

싸우지 마라 라고 작은 소리로 한마디 했을뿐 인데 바로 움츠러 드는 녀석은 겁쟁이 였습니다.

 

 

 

그럼에도 먹이가 있는 급식소 인근에 자리한 탓 인지 아님 진이보다 서열이 높은것 인지

 

 

 

진이는 좀처럼 먹이 근처로 다가오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진이를 위해 급식소를 빠져 나오며 별도로 먹이를 놓아주고 나오게 됩니다.

 

 

 

 

 

 

 

이튿날 새벽엔 녀석은 찾아오지 않았고 진이만을 만나고 나왔습니다.

 

 

 

 

 

 

아니.....

 

 

 

녀석은 급식소에 시간 맞춰서 왔었습니다.

 

 

 

제 시간에 찾아온 녀석을 아둔한 사람이 전혀 눈치채지 못했을 따름입니다.

 

 

 

녀석이 왔다는것을 글을 쓰고 있는 지금,

 

 

 

그것도 이 문장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 알았습니다.

 

 

 

 

 

 

 

조금만 더 주위를 둘러 봤으면 좋았을것을 하는 탄식이 저절로 나옵니다.

 

 

 

하루에 한번 맛볼 수 있는 캔 때문에 열 일을 제치고 와서  기다리고 있었을 터 인데.

 

 

 

저렇게 눈 크게 뜨고 지켜보고 앉은 녀석을 모른체 내버려 두고 나온 이 바보를 어쩌면 좋을지.ㅡㅡ"

 

 

 

미안하다, 고양아....

 

 

 

 

 

 

 

 

 

'길고양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진  (4) 2016.11.03
신뢰가 필요해  (5) 2016.11.02
싸우지 마라  (3) 2016.10.21
소야는 살가와  (4) 2016.10.19
현관문을 나서면  (5) 2016.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