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의 급식소는 이제 더 이상 레오의 급식소가 아닙니다.
써니는 급식소 출입제한을 둔것 같습니다. 출입 자격을 가진 냥이는 달과 고등어씨 둘 입니다.
며칠동안 레오를 만나지 못했어요. 아무래도 밥을 제대로 못먹고 있겠구나 싶어 출근 하는
길에 레오가 잘다니는 길목에 사료를 놓아둬 보기로 했습니다.
출근하면서 사료를 놓아두고 그 다음날 새벽에 다시 들리면 저렇게 비워져 있는 사료통은
보면서 레오의 모습은 한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누구라도 와서 먹으면 좋지만서도....
그리고 사흘째 되던날 오후 써니에게 급식을 해주고 딩동댕동 급식소로 향하던 길에 드디어
보고싶던 레오를 만났습니다.^^ 어디 멀리 떠나지 않아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레오 여전한 모습이지요?^^ 어...! 근데 이녀석 저를 보더니 방향을 바꿔 성큼성큼 앞서
나가기 시작합니다. 곁눈 한번 안주고, 마치 가야할 곳을 알고 있다는듯.
레오는 사료를 놓아둔 사람이 저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나봐요, 정확히 급식소로 향하더군요.
배가 고팠는지 허겁지겁 밥을 먹기는 해도 지금 이곳은 예전의 급식소 만큼 아늑하지도,
편한곳도 아니예요. 물론 사람들 눈에 띄는 곳은 아니지만 바람을 피할수도 온갖 소음에서
자유로울수 없어 밥을 먹는 내내 작은 소리 하나에도 온갖 신경을 곤두세우는 레오입니다.
딩동댕동 급식소에 다녀오다 다시 레오의 새 급식소에 들렸습니다.
레오가 좀 편해 보이지 않으신가요?^^ 예전 모습을 보는듯 해 좀 뿌듯했답니다.
남은 사료 바람에 날아가지 말라고 큼지막한 돌맹이로 눌러 주고 돌아오는 길에 노래를 한곡조
불렀습니다. 무슨 노래를 불렀냐고요? 기차가 어둠을 뚫고서 밝은빛의 바다로~~~♪ ^^;;
내친김에 급식소 한곳 더 소개해 보려합니다. 새벽에 출근하면서 직장 근처에 마련한 곳인데요.
이곳 급식소에 오는 냥이가 몇마리인지 어찌 생겼는지 한번도 만난적은 없다지요.^^;;
하지만, 늘 사료가 비워져 있는걸 보면 단골손님은 있는거겠죠, 출근이 바빠 눈도장을
찍지는 못하지만 알고서 찾아와 먹는 손님이 있으니 뿌듯할 따름입니다.
가끔 물어 오시는 분이 계세요. 길고양이 밥을 주고 싶은데 어디에다 줘야할지 모르겠다고.
저처럼, 사람 발길 안닿고 시야가 확보되고 여차 하면 튈수 있는 곳에 마련해 주시면
알아서들 와서 먹고 갑니다.^^
이 도시 구석구석 어딘가에 길고양이는 분명 살아 숨쉬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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