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빛이 살아있는 아기 고양이를 만나다
지난 7월 중순의 일 입니다.
요즘은 그나마 덜 덥기는 하지만 지난 달엔 폭염으로 인해
정말 미치도록 더웠습니다.
고양이 마을 급식을 끝내고 더위에 지쳐 딩동댕동 마을에 있는
마녀네 집으로 타박타박 걸어가고 있었지요.
순간, 주차장 쪽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모습이 느껴졌습니다.
딩동댕동 마을에서 처음본 낯선 아기 고양이 였습니다.
폭염에 지칠대로 지쳐서 정말 기운 하나 없이 걷고 있었습니다.
엄마가 곁에 있나 싶어 주위를 자세히 둘러 보아도 아기 고양이 옆에는 엄마는 커녕
형제 고양이 한마리 보이지 않았습니다.
얼마나 덥고 배가 고플런지....
뭐 좀 먹이고 싶어 가까이 다가가자 화들짝 놀란 아기 고양이는 나름 엄호물을 찾아 숨었는데,
그렇게나 힘들어 보이고 지쳐 보이던 아기 고양이 눈빛은 살아 빛나고 있었습니다.
좀전에 지쳐서 힘없이 길을 걷던 그 아기 고양이가 맞나 싶을 정도로 저돌적인 눈빛이 인상 깊었습니다.
가방을 뒤적거려 베이비 사료와 작은 간식 하나를 찾고 있자니, 아기 고양이 생각에도 뭐 먹을게
나올것 같았는지 도망가지 않고 앞에 쭈구리고 앉은 사람을 경계하며 바라 봅니다.
마침 주변에 커다란 쓰레기통이 있어서 신문 한장을 깔고 먹이를 놓아주자 관심을 갖기는 하는데
마녀가 신경에 거슬리는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멀리 떨어져 주자 그제서야 다가가 정말 정신없이 먹기 시작 합니다.
아기 고양이는 정신없이 먹다가도 주위를 둘러 경계 하는걸 잊지 않더군요.
멀리 떨어져 서 있었지만 아기 고양이는 몹시도 불편해 했습니다.
신경 쓰느라 제대로 먹질 못하더라구요.
결국 집으로 발길을 돌렸지만, 아기 고양이를 꼭 한번 다시 만나고 싶었습니다.
어디 가지말고 딩동댕동 마을에 있다면 그래도 배는 곯지않고 살수 있을테니까요.
날마다 만나길 바랬지만 아기 고양이는 그날 이후 한번도 만날수 없었습니다.
엊그제 새벽 날이 밝아올 무렵 드디어 아기 고양이를 만났는데....
몰골이 말할수 없이 형편 없었습니다.
한달이나 지났는데 전혀 커지지 않은 몸과 눈물 나올뻔 하게 말라버린 아기 고양이는 비척 거리며 여전히
혼자서 돌아 다니고 있었습니다.
서둘러 차 아래에 사료를 부어주자 정말 정신없이 먹기 시작 합니다.
다시 또 만나기를 바랬지만 아기 고양이의 행방은 알수가 없습니다.
어느날 딩동댕동 마을에 홀연히 나타나 애를 태우게 하는 아기 고양이 때문에
날마다 이곳저곳 들여다 보는 생활을 하는 마녀의 요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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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보다 글이 좀 많지요.
마녀가 카메라를 잃어 버렸습니다.
사무실에 보수공사가 진행중 인데 야간 밤샘작업 하러 오신분 손을 탄것 같습니다.
깜빡하고 책상위에 올려두고 퇴근한게 화근 입니다.
마침 CCTV 고장이라 확인도 할수가 없더라구요.
카메라도 카메라지만 4G 메모리 카드 가득 사진이 들어 있었는데 정말 아깝습니다.
컴에 남아있는 고양이들 이야기를 올리고 나면 아마도 앞으로는 길고양이 이야기를 쓰지 못할것 같습니다.
폰카를 사용해도 되겠지만, 길고양이는 접근성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주로 망원 렌즈로 모습을
담고 있는데, 주머니 사정이 좋지않아 카메라를 구입할 계획이 없거든요.
카메라가 다시 돌아와 주기를 바라는 요즘 이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