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 타는 고양이들
딩동댕동 남매 중 유일하게 살아있는 동이는
지금은 옆 마을에 살고 있습니다.
옆 마을엔 캣맘님이 계셔서 마녀는 그곳 까지는 밥 배달을 가지 않습니다.
가끔 녀석의 안부가 걱정되고 보고 싶을때면 일부러 찾아가 만나고는 옵니다.
동이는 오래전 이웃 마을로 영역을 옮겼다가 지금 살고있는 옆 마을에 정착을 했습니다.
제 밥을 먹는 고양이들 중에 누구 하나 특별하지 않은 고양이는 없지만,
그 중에서도 동이는 정말 마녀에겐 각별한 고양이 입니다.
그런 동이를 만나기 위해 옆 마을을 찾았다가 알게 된 고양이가 있습니다.
순남이.
순남이는 딩동댕동 마을의 탄이와 동갑 입니다.
태어난 계절도 둘다 봄 이었고, 처음 순남이를 만났을때 탄이가 왜 여기 와 있지
하고 놀랄 지경으로 둘이는 서로 꼭 닮아 있었습니다.
아래 사진은 탄이 입니다.
순남이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굉장히 순한 길고양이 입니다.
동이를 만나려 들른 옆 마을에서 처음 순남이를 보고 순남이와 미남이 에게
갖고있던 캔을 나눠 준 적이 있습니다.
그 후 다시 찾은 옆마을에서 아기 순남이와 미남이를 또, 만나게 되었지요.
한 동안 두 형제를 만날 수가 없었는데 작년 7월에 동이를 만나러 갔다가
근 1년 만에 다 자란 순남이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사이 TNR 되어 뚱냥이가 되어 있더군요.^^
새벽 밥 배달을 하며 출근하는 마녀의 출근길은 높다란 옆마을 담장을 지나게 됩니다.
종종 동이와 순남이는 캔이 먹고 싶을때면 담장 밑을 지나는 마녀를 기다렸다 쫓아 내려와 캔 하나씩을 얻어 먹습니다.
요미와 순남이는 부지런 떨고 일찍 내려와 있는 날이면 서당 마을에서 마녀를 기다립니다.
그런날은 이 녀석들이 담타기를 하는 대신 먼길을 돌아 온다는걸 알고 있습니다.
담 타는 녀석들이 내려오는 포인트가 있는데 길게 이어진 담장 끄트머리 즈음에 조금 낮은 곳이 있습니다.
그곳만 유난히 깨끗하고 하얗지요.
조금 낮은곳 이라 해도 족히 2m는 되는 높이 인지라
혹여 뛰어 내리다가 어딘가 다치지는 않을지 조마조마한 심정이 되고 맙니다.
뛰어 내리는것도 걱정 스럽지만 차도로 뛰어 내리게 되니
차 오기 전에 빨리 오라고, 얼른 오라고 열심히 응원을 하고 서 있게 되지요.
그렇게, 애써 내려와 얻어먹는 캔맛은 아마도 꿀맛일 겁니다.
며칠 전에는 담장위에 올라 앉아 밥 배달 마녀를 불러 세워 놓고는 울기만 하지 좀처럼 내려오지 못해 한걱정 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가던길 빙 돌아가서 까치발로 먹을거 올려주고 바삐 돌아서야 했지요.
출근을 해야 하니까요.
다행 스럽게도 순남이 다리는 지금 멀쩡합니다.
오늘 새벽에도 멀쩡한 다리로 화단마을 입구까지 따라와 캔 하나 얻어먹고 돌아 갔으니까요.^^
담 타는 녀석들을 볼 때마다 정말 걱정스런 맘이 듭니다.
혹여 뛰어 내리다 다치지는 않을지, 뛰어 내리는데 차가 지나가지는 않을지.....
뭔가 대책 마련을 하던가 해야지 날마다 심장이 쫄깃 해 지는 경험은 정신 건강에 정말 좋지않지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