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이야기
독립의 계절
*얼음마녀*
2016. 3. 4. 10:47
안녕하세요, 얼음마녀 입니다.
아리네 집은 밥 먹는 자리가 사실 많이 협소해서
엄마 아리와, 장하다군 보다 서열이 높은 잘났다군이 자리를 차지하고 앉으면
장하다군은 그 자리에 끼일 수가 없습니다.
언제나 멀찍이 떨어져 앉아 엄마와 잘났다군이 먼저 밥 먹는 모습을 지켜봅니다.
그런 장하다군을 위해 마녀는 집 위에 장하다군이 좋아하는 캔을 올려 주거나,
따로 멀찌감치 캔을 놓아주고 아리네 집을 잽싸게 빠져 나옵니다.
서열에 밀려서 못 먹고, 겁 많아서 못 먹고, 소극적 이어서 못 먹는 아이들
맛있게 먹는 모습, 잘 먹는 모습에
그 맛에 밥 배달 하지 말입니다.^^
아리는 요즘 슬슬 아이들을 독립 시키려 하는것 같습니다.
매일 새벽 아리네 집문을 열고 들어가기 전에 항상
아리야~
하고 부르면 마중을 나오던 아리가
요즘 드문드문 모습을 나타내고 있거든요.
아리가 보이지 않는 그런 날이면 장하다군과 잘났다군은 집 안에서 숨소리도 내지않고
밥주러 온 사람의 행동을 예의주시 하곤 합니다.
찬란한 계절 봄이 다가오고 있는데
장하다군과 잘났다군의 그나마 엄마가 있어 찬란한 시절이 끝나가고 있는것 같아
두녀석이 의지하고 집에 들어앉은 모습을 보고 돌아 나오다 보면
가슴 한켠이 시려오는걸 막을 수가 없네요.
엄마없이 험한세상 살아내야 할 아직 어린 고양이들 앞날이 부디 많이 험하지 않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