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그리고 살아 있어 줘서 정말 고마워
3년전 뮤, 달, 써니에게 급식을 하기전에 사실 밥을 주던
고양이 형제가 있었습니다.
잘살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잘 살수 있다... 이다!
장하다... 하다....
제 직장 근처에 터를 잡은 엄마 고양이 때문에 어쩔수 없이 근처에서
급식을 받을수 밖에 없었던 이다....그리고, 하다....
참 많은 듣기 싫은 소리를 들어가면서 급식을 계속 해나갔지만, 어쩔수 없는 상황에 빠져
급식을 끊을수 밖에 없었던.... 제 가슴 속의 짐이었던 이다를 어제 만났습니다.
당직 이었던 어제 여늬때 처럼 집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직장으로 복귀하려고 길을 돌아선 순간!
길고양이 한마리와 정면으로 마주쳤습니다. 턱시도냥 이구만 밥을 좀 주고 가야지 하면서
어디에다 주고 갈까.... 하면서 여기저기 기웃 거리던 순간!
떠오르는 이름과, 얼굴이 있었습니다. 뒤 돌아서면서 이다! 너 이다지? 너 이다 맞지?
그 순간 걸음아 날살려라 하고 도망가던 고양이도 걸음을 멈추고 저를 바라 보던군요....
세상에나..... 이다가 맞았습니다. 이다는 정확히 제 목소리와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생후 2개월 부터 한살이 넘도록 밥을 주던 저를 또렷히 기억하는듯 보였습니다.
미안해, 그리고 너무 고맙다. 잘 살아주었구나.... 잘 버텨 주었구나....
그 혹독한 두번의 겨울을 잘 견뎌 주어서 정말 고맙다 이다야....
원래 이다는 제게 애교도 곁도 주지 않았던 길고양이 입니다. 아가때부터 챙겼던 아이였지만
좀처럼 틈을 주지 않던 아이.... 원체 체구가 작아 한 걱정하게 만들었던 녀석입니다.
이다 동생 하다는 더 심했구요, 성질도 개떡같고 틈만나면 하악질에 싸대기를 날렸더랬지요...
이다를 보는순간, 이다도 저를 보는 순간 서로 생각하는게 같았을겁니다. 밥.....
사료를 늘 갖고 다니지만 이다 만큼은 제대로된 밥그릇에 주고 싶었어요, 하지만 없어서 근처에
있는 커다란 나뭇잎 두장을 포개어 사료를 놓아주었습니다.
오랫만에 만난 저를 낮설어 하면서도 배가 고팠는지 허겁지겁 식사를 하던 이다...
숙제가 생겼습니다. 비 바람을 피할수 있고, 사람들 눈에 띄지도 않고 밥그릇 날아가지도 않을곳.
이다, 하다가 와서 밥을 먹을수 있는 장소를 찾아야겠습니다. 두번의 모진 겨울을 이겨낸 이다...
이다야.... 미안해, 그리고 살아 있어줘서 정말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