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 젖은 레오
새벽 4시쯤 내리기 시작한 비가 하루 종일 추적추적 오락가락 내렸습니다.
이런비는 정말 싫어요 오려면 확 쏟아지던가, 아니면 내리지 말던가 하지는.
비도 오고 쉬는 월요일 인지라, 6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급식을 나갔습니다.
레오녀석 어디 들어가서 비좀 피하고 있지는 쫄딱 젖은 모습으로 나타나네요.
난간을 타고 아래로 뛰어내린 레오는 왠일인지 사료에 별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불러서 어여 밥먹으라 해도 멀찍이 떨어져 서 있기만 합니다. 별수없어 발길을 옮기는데
레오가 따라서 앞장서 가기 시작하네요. 순간 얘가 내 도움을 필요로 하는 무슨일이 생겼나...
엄마 뮤가 출산하다 잘못됐나... 불길한 생각이 스쳤지만 떨쳐버렸습니다.
레오의 행동도 길안내를 하는듯 하지도 않고 나무옆에 서서 주변을 둘러볼 따름입니다.
좀더 같이 있고 싶었지만, 평소보다 1시간 가량 늦은 급식이라 서둘러 딩동댕동을 찾아갔습니다.
이녀석들은 비에 젖지도 않았더군요, 레오처럼 비 맞아야 한다는 소리는 아니지요.
잠시 밥먹는 모습을 지켜보다 발길을 돌렸습니다. 어! 그런데 레오가 저랑 헤어진곳 에서
그림처럼 앉아 있었습니다. 마치 저를 기다리기 라도 한것처럼.....
저를 발견한 레오도 황망히 자리를 털고 기다렸다는 듯이 제게 다가옵니다.
그런데, 그렇게 다가오던 레오는 더 이상 가까이 다가오지 않고 자리를 잡고 앉아 버렸습니다.
어제 오후 레오가 난투극 까지 벌였는데 신변에 변화가 생긴건 아닌지, 뮤의 상태가 어떤지....
자꾸만 걱정되는 비오는 딩동댕동 마을의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