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코피 터진 샤츠
화단마을 샤츠 입니다.
작년 봄에 태어난 샤츠는 이제 만 한살이 넘었습니다.
아기때 부터 마녀의 밥배달을 받은 샤츠는 화단마을 에서 유일하게 손으로 만져볼수 있는 고양이 입니다.
만날때 마다 샤츠! 샤츠! 하고 불러 주다보니 샤츠도 샤츠가 자기를 부르는 소리라는걸 아는것 같습니다.
이런 샤츠이니 화단마을 에서 샤츠는 마녀가 가장 이뻐하는 고양이 입니다.
많이 이뻐하는 샤츠가 봄이 시작될 무렵 화단마을의 고양이 아줌마, 아저씨 등쌀에 밀려
멀찍히 떨어져 밥 배달을 기다리는 모습을 여러번 보게 되었습니다.
주로 지하 주차장 지붕 위에서 시간을 보내다 마녀가 나타나면 달려 내려오곤 했습니다.
그렇게 달려 내려와도 먼저 자리를 차지한 고양이들 때문에 밥 가까이 다가서지 못하고
급식 끝나고 떠나는 마녀를 쫒아오기 바쁜 샤츠 였습니다.
그런 샤츠가 눈에 밟혀 떠나지 못하고 다시 돌아와 샤츠만을 위한 별식을 따로 챙겨 주었습니다.
맛있게 먹는 샤츠를 보면 괜시리 기분이 좋아져서 콧노래를 흥얼 거리며 돌아섭니다.
그런던중 하루 이틀도 아니고, 샤츠를 며칠 동안이나 만나지 못한적이 있었습니다.
화단마을 급식을 끝내고 보이지 않는 샤츠 때문에 주위를 한번 둘러보고 떠나려는데 뒤늦게
샤츠가 급식소로 향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 옵니다.
이름을 불러 세운 샤츠의 모습을 본순간 맙소사.... 쌍코피가 터져 있었습니다.
어디서 줘 터진것인지, 아니면 어디가 아파서 코피가 터진것인지 알수가 없으니
괜시리 불안한 맘이 고개를 듭니다.
쌍코피 터진 샤츠는 밥먹는 엄마 곁으로 다가 가지도 못하고 구경만 하더니 이내 돌아서 버렸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는 마녀의 기분도 몹시 좋지 않았고, 왠지 밥먹는 샤츠 또한 우울한 분위기를 풍기더군요.
결국 샤츠는 잘 먹던 고양이 캔조차 제대로 먹지 않고 자리를 옮기고 말았습니다.
샤츠 쌍코피 터진날 이후 또, 한참을 샤츠의 모습을 볼수가 없었지요.
녀석 아픈건지 밀려난건지 걱정만 쌓여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샤츠가 지금 화단마을에 없냐구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샤츠는 늘 그렇듯 이렇게 날아갈듯 가벼운 발걸음 으로 마녀를 마중해 주고 있답니다.
고양이 쌍코피 터진 모습 누구 보신분 계신가요?
다시는 보고싶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