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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이야기

안녕, 블랙잭.

 

 

 

 

 

 안녕하세요, 얼음마녀 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좀 깁니다, 지루하셔도 중간에 새지 마시고 다 읽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겨울이 오기전 입양을 보내고 싶었던 잭은 어느새 다섯번째 겨울을 길에서 맞게 되었습니다.

 

 

날이 추워짐과 동시에 잭을 만나는 빈도 또한 현저히 줄어져 갑니다.

 

 

아마도, 춥기 때문에 주린배만 채우고 마녀를 기다리지 않고 모처로 돌아가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와중에 잭의 입양이 결정됐고,

 

 

구조해야 했지만 입양 결정이 난 이후 잭을 만나기는 왠일인지 더 어려워 졌습니다.

 

 

구조하기 위한 이동장만 들고 찾아갔다 헛걸음 치길 여러번.

 

 

실망스런 날들이 이어지고, 드디어 급식소에서 잭을 만나게 됩니다.

 

 

블랙잭이 갈곳만 정해 진다면 잭의 구조는 누워서 떡먹기 보다 쉬운일 이라 생각 했습니다.

 

 

왠걸....

 

 

생각지도 못한 난관에 봉착하게 됩니다.

 

 

보내주신 이동장이 작기도 작았지만, 이동장 안으로 들어가길 완강히 거부하는 잭 때문에

 

 

정말 속이 타들어 갔습니다.

 

 

잭의 허리춤을 부여잡고 강제로 들여 보내려 했지만 이동장 입구에서 절대 못들어 간다고 버티는 녀석의

 

 

엉덩이를 들이밀고 구겨서라도 이동장으로 들여 보내려 했는데 안들어 가겠다고 버티는데 당할수가 없더군요.

 

 

(들어가라, 안 들어간다....

 

 

왜 안 들어가 너 좋자고 들어 가라는 거지, 나 좋자고 들어 가라는 거냐, 얼른 들어가! 안 들어가!

 

 

사람과 고양이는 그렇게 실랑이를 한참이나 벌였지만 잭은 하악질 한번, 성질 한번을 내지 않았습니다.)

 

 

그 와중에도 잭 이리와 봐.

 

 

라는 말 한마디에 좋다고 마녀에게 다가오는 블랙잭 입니다.

 

 

이동장이 작아서 그런가 하는 생각에 비록 고장 나서 볼품 없고 미덥지 않지만 마녀의 이동장을 갖고

 

 

내일 다시 찾아와야 겠다는 생각으로 그날은 철수를 하게 됩니다.

 

 

그러나 내일 다시 만날수 있겠지 하고 돌아섰던 그날 1월 6일 이후 잭을 만날수가 없었습니다.

 

 

다음날 부터 올겨울 들어 가장 추웠던 한파가 몰아 닥쳤고,

 

 

나타나지 않는 잭을 구조 하겠다고 매일매일 이동장 옆에 끼고

 

 

급식소 앞에서 오돌오돌 떨다 돌아 와야만 했습니다.

 

 

(이느무 고양이 나타나기만 해봐라, 가만 안둘껴! 다짐을 해가면서....)

 

 

오늘은 나타나겠지, 내일은 올꺼야.... 모레는 분명히 나를 기다리지 않을까.

 

 

하는 바램이 일주일 이주일을 넘어 2월이 되고, 2월도 어느새 중순을 넘기게 됩니다.

 

 

사실 잭을 마지막으로 만난날 참 많이 야윈 모습에 어디 아픈가 하는 걱정을 했었습니다.

 

 

잭의 부재가 길어 지면서 불안한 맘이 안 생길래야 안 생길수가 없더군요.

 

 

그래서, 길고양이에게 우호적인 몇몇분들께 이렇게 저렇게 생긴 덩치크고 못생긴 고양이 보셨냐

 

 

여쭤봤지만 그때마다 돌아오는 답은 못봤다, 못본지 한참이다.

 

 

걔 끝났어, 끝났어... 잊어잊어.

 

 

끝났다... 잊어라....

 

 

그런말을 들을때 마다 그렇구나... 얘는 길고양이 였쟎아....

 

 

언제 어느때 소리소문 없이 사라진다 해도 전혀 이상할것 없는 길고양인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떠났구나 하는 심정에 블로그에 글을 썼지만 차마 글을 올릴수가 없었습니다.

 

 

돌아올것만 같아서 돌아와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 글을 쓰기는 했지만 그런글을 공개하고 싶지 않았어요.

 

 

하지만 마음 한켠엔 정말 끝인가보다 하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블랙잭 이야기를 하지 않을수는 없쟎아요.

 

 

비공개 였던 글을 공개로 돌리던날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 가는날이 장날이다.

 

 

혹시나, 잭이 없어졌어요 하는 글을 올리자 마자 이 녀석 나타나서

 

 

사람 허무하게 하는 그런일이 생기는건 아닐까.

 

 

그럴수도 있겠다 하는 그런 바램으로 블랙잭 이야기를 비공개 에서 공개로 바꿨습니다.

 

 

그런데....

 

 

 

 

 

 

 

 

정말 거짓말 처럼 글을 공개한 그 다음날

 

 

블랙잭이 급식소에서 밥배달 나온 마녀를 한번에 알아보고 마녀를 부르기 시작합니다.

 

 

좋아서 미치는줄 알았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혹자는 gr.... ㅇ ㅖ ㅁ ㅂ ㅕ ㅇ 이라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세상 떠났다고, 나도 모르게 그렇게 생각하던 고양이가 눈앞에서 나를 부르는데 이건 기적 이라고 밖엔...

 

 

다시 만난 잭은 예전처럼 여전히 살갑게 굽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기적처럼 블랙잭이 눈앞에 나타났지만 손에 들린것이 없어 구조를 할수가 없었습니다.

 

 

지난주는 봄이 오는 전조를 알리는듯 춥지 않았어요, 앞으로 더 따뜻해 지겠지요.

 

 

아마도 추운 날씨 때문에 꽁꽁 숨어있던 잭이 따뜻해진 날씨에 급식소 앞에서 마녀를 기다리진 않았나 싶습니다.

 

 

잭을 다시 만난날은 그저 그렇게 만났다는걸 좋아라 하며

 

 

내일도 만날수 있기를 바라며 이웃마을로 발길을 옮깁니다.

 

 

(제기랄.... 살아 있었으면 콧빼기라도 보여주지는 이 나쁜느무 괭이자식)

 

 

다음날.

 

 

전날 처럼 급식소 앞에서 마녀를 목청껏 불러 제끼는 잭을 만났습니다.

 

 

하지만 구조하지 못했어요.

 

 

jeje님의 이동장에 도대체 들어가려 하지 않았고, 손이 너덜너덜 해 지더라도 기필고 이동장에 넣으리라

 

 

다짐 했건만 하악질 한번 발톱 한번 세우지 않으며 안들어 가겠다고

 

 

고집 피우는 녀석을 당해 낼수는 없었습니다.

 

 

결국 또다시 고장나서 볼품없고 불안한 마녀의 이동장을 들고 다시 찾아오마 하며 발길을 돌리게 됩니다.

 

 

다음날.

 

 

생각지도 못한 이런저런 불편한 일들이 있었지만 좀 길어서 생략합니다.

 

 

그래서, 잭이 어떻게 됐냐구요?

 

 

잭은 이렇게 됐습니다.

 

 

그 동안 블랙잭 이야기에 가슴 아파해주신 모든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불안해서 연신 울어대긴 했지만 이동장 문을 박차고 나올 용기는 없었던 잭 입니다.

 

 

사실 이마로 문을 밀긴 했어요,

 

 

조금만 더 힘을주면 빠져나올수 있었는데 잭은 그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블랙잭 구조 됐다는 말 한마디에 언제나 5분 대기조로 대기 하시던 jeje님은 서울에서 용인 수지까지

 

 

한달음에 달려 오셨습니다.

 

 

근무중 이셨는데 만사 제쳐두고 이동장 들고 찾아 오셨네요.

 

 

잭은 그렇게 그날,

 

 

마녀네 고양이 마을의 가여운 고양이였던 잭은 앞날이 창창하게 열린 서울 용산으로 떠났습니다.

 

 

험난한 길생활을 마치고 잭은 2월 19일에 다시 집고양이가 되었네요.

 

 

jeje님 정말 뭐라 말씀 드릴수 없이 고맙습니다.

 

 

복 받으실 겁니다.^^

 

 

지난번 포스팅된 글 보시고 걱정들 많이 하셨죠.

 

 

바로 소식 전했어야 하는데 분신술 이라도 쓰고 싶을만큼 미치게 바빴습니다.

 

 

본의 아니게 걱정끼쳐 드려 죄송합니다.

 

 

용산으로 입양간 잭.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소식 또 전하겠습니다.

 

 

(마녀를 믿지 마세요. 언제 소식 전할수 있을지 저도 모릅니다.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