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단마을에 급식을 시작한지 얼추 3개월이 넘었습니다.
급식소를 늘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다 밥셔틀 시작한 곳
입니다. 딩동댕동 마을 고양이들과 달리 이미 성묘로 자란
고양이들과의 만남은 느낌이 상당히 새로 왔습니다.
그 중에 가장 까칠하고 성질쟁이 였던 아기 엄마 모현은
납작귀 모현으로 제 블로그에서 유명세 좀 탔습니다.
아직 육아중 이기도 하거니와, 어느날 툭 나타나기 시작한 마녀를 경계할수 밖에는 없는거죠.
확실히 아가들을 떼어놓고 지내는 요즘은 납작귀가 그리울 때도 있습니다.^^
화단마을에 도착하니 나무 그늘 아래 앉아 있던 모현이 뚫어져라 뭔가를 바라보는 모습이 보입니다.
모현의 시선 끝에는 지난번 소영 과의 기싸움 중간에 나타나 셔서 어묵을 나눠 주고 돌아 가시던
어묵 아주머니 셨습니다. 그분의 모습을 확인 하고는 저렇게 아는체를 하더군요.
어묵 아주머니 께서는 " 여기 고양이들중 쟤가 제일 이뻐" 라고 말씀 하시며 가방에 손을 넣으십니다.
그리고 꺼내신건 삶은 달걀의 노른자... 아마도 모현이 주려고 흰자만 드시고 챙겨 오신듯 합니다.
연신 아주머니를 향해 뭐시라 뭐시라 말하는 모현이 이쁘신지
" 저거 보라고, 자기 먹을거 준다고 좋다고.... 안다고 아는체 하는거 보라고... 쟤가 제일 이뻐... "
기분 좋은 웃음을 지으며 들어가신 아주머니.... 허나 애석하게도 쳐다 보기만 할뿐 먹지 않았습니다.
노른자 가까이 오기는 했지만 모현의 시선이 향한곳은 돌아서 가시는 어묵 아주머니 였습니다.
결국 노른자의 주인은 나무숲 속에 숨어 눈치만 보던 빵식이....^^
확실히 육아를 끝낸 것으로 보이는 요즘의 모현은 한결 여유롭고 부드러워 진걸 느낄수가 있습니다.
화단마을에 도착하면 마녀를 향해 뭐시라 말도 하고 가려운 곳을 탈탈탈탈 긁어 대기 까지 합니다.
예전 같으면 바로 납작귀 변신에 이은 3단 하악질 세트가 쉴새 없이 날라 왔을텐데....^^;;
모현은 요즘 마녀의 출현을 확인하면 언제 어디에 있든 불쑥 튀어 나타나 마녀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해 주고 있지요. 다른 녀석도 아니고 납작귀 모현이 이렇게 변할수 있다는 생각은 전혀 생각도
못했습니다. 게다가 어제는 모현 때문에 정말 깜짝 놀랬습니다.
망루에 누워 열심히 그루밍 중이던 모현이 셔터 소리에 그루밍을 멈추고 마녀를 확인하고는 바로
일어서 발라당 애교를 보여 주더군요, 순간 마녀 눈에 보이는게 현실인가 싶기도 하고...^^
알지 못하는 사이 모현은 저 혼자서 마녀에게 그렇게 마음을 열었던가 봅니다.
화단마을에 마녀가 나타나면 하던 일을 멈추고 따라 나서는 모현 이라는 길고양이가 있습니다.
진심으로 사랑을 보여주면 이렇게 사랑으로 돌려 받을수 있나 봅니다.
오늘도 마녀의 밥 셔틀은 멈추지 않습니다. 아니 멈출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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