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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이야기

세상에 없는줄 알았다.... 있어줘서 고맙다.

9월이 되면 캣맘의 길로 들어선지 만 4년이 됩니다.

길에서 살지만 깨끗하고 이쁜 고양이들의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세상 모든 길고양이가 다 그렇게 깨끗하고 이쁜줄 알았습니다.  해님이를 만나기 전 까지만.....


작년 여름에 레오 아빠 달한테 협박 당하고 있는 처음 만난 해님이의 모습은 충격 이었습니다. 

세상에, 이렇게 불쌍하게 생긴 고양이도 다 있구나 싶었습니다.  그후 급식소에서 만난 해님이는 도망도,

다가 오지도 않으며 언제나 적정 거리를 유지하며 급식소를 찾아와 기다리곤 했습니다.


언제나 더러운 털옷과 꼬질한 얼굴, 어딘가 아파 보이는 해님 이지만 딱한번 멋진 모습이 있었습니다.


마녀가 아주 좋아하는 해님이의 사진 입니다.  왠지 카리스마도 느껴지고 좋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해님이의 모습은 기죽어 있고 불쌍하고 가여운 모습이 거의 대부분 입니다.


이런 해님이 모습이 급식소에 보이고, 그 입에 먹이가 들어가는 모습만 봐도 좋았습니다.

밤새 안녕이라고, 어제 하루도 무사 했구나... 하는 안도감이 찾아 오곤 했습니다.


작년 12월 10일은 몹시도 추운날 이었습니다. 

이다네 급식소 가는길 입구에 앉은 해님이 모습이 눈에 들어 옵니다.


왠지 느낌에 평소와 달리 어디 아픈건 아닌가 하는 불길한 생각이 들기 시작 하더군요.

급식소에 도착해 급식을 끝내고 돌아 나오는데도 그 자리에 그대로 앉은 해님이 입니다.

고양이 캔을 앉은 자리 앞에 꺼내주고 먹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다 불현듯 스치는 생각이

오늘 아니면 이 아이를 다시는 못 보겠구나 하는 생각 이었습니다.


그 생각은 불행 하게도 적중 했습니다.  

12월이 다 가도록 해님이 모습을 찾을수 없었습니다.

해가 바뀌고 달이 세번이나 바뀌어도 해님이는 급식소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있습니다.

고양이 별로 돌아갔다고 생각 하면서도 급식소를 찾을때 마다 두리번 거리며 오지않을 해님이를

찾게 되는 제 모습을 보면서 그날 해님이에게 캔을 반만 주려다 하나를 다 준게 얼마나 다행인지

스스로도 참 잘했다고 날마다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지난 월요일은 쉬는날 이었습니다.  모처럼 집에서 쉬게되서 급식을 일찍 다녀와 쉬어야 겠다는 생각에

차를 가지고 일찌감치 급식을 나섰습니다.  이다네 급식소에 다녀오다 세워둔 차 앞에서 급식소를 향하던

고양이와 정면에서 마주 쳤는데  황급히 달아나는 고양이를 보는 순간 해님이다!


긴가민가 했는데, 바퀴 옆으로 숨어든 고양이는 해님이가 맞았습니다.

예전처럼 멀리 달아나지도 않고 적당히 거리를 두고 경계하고 앉은 해님이는 반가와 난리가 난

마녀와 달리 마징가 귀를 하고는 꼼짝도 않하고 차 아래서 나올 생각을 안합니다.


급식소로 가서 밥을 먹던가 하지는 오히려 더 깊숙히 숨어들고 말아서 차를 빼수도 없습니다.

화단마을도 이웃마을도 찾아가야 해서 맘이 바쁜데 말입니다.

이런맘을 헤아린 걸까요?^^ 해님이가 길건너 화단으로 올라 앉았습니다.  고맙다 얘야...ㅡㅡ"


그냥 거기서 먹으라고 해님이 앞에 사료 한줌과 고양이 캔을 올려 줍니다. 


눈 키스 한번 보내주고 다가와 먹는 해님이의 모습을 얼마만에 보게 된건지...

세상 떠났다고, 급식소 찾을때 마다 맘 아프게 하던 해님이를 만난 지난 월요일은

4년차 캣맘 일지에 커다란 기쁨을 그리게 된 날 이었습니다.

살아 있어줘서 고맙고,  어디 멀리 떠나지 않아줘서 고맙다, 해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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