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는 분은 아시고 모르시는 분은 모르시겠지만
얼음마녀의 직장은 휘트니스 클럽 입니다.
어제 오전중에 탈의실 미화 아버님께서
난데 없이
"최 양, 고양이 좋아하지?"
혹여 무슨 좋지않은 말씀을 하실지 겁이 덜컹 나더군요.
고양이 밥 왜주냐, 주지 마라 이런 말씀을 하실것만 같아서 대답 대신
" 왜 그러시는데요?"
" 골프 연습장 출입문 밖 쓰레기통 안에 고양이가 새끼를 낳았다."
그랬습니다.
지하 1층 골프연습장 출입문 밖 쓰레기통 속에서 엄마 고양이가 출산을 했습니다.
어이 없고 황당한 일이......ㅡㅡ"
일단은 회원들이 아무 생각없이 담배를 피우고 난후 꽁초를 버리지 못하게 하는일이 시급 했습니다.
부랴부랴 미화 아버님과 함께 막아줄수 있는 커다란 상자를 구해 쓰레기통 입구를 막아두고
아기 고양이가 있으니 쓰레기를 버리지 말아 달라고 상자 위에 써 두었습니다.
그런 다음에, 엄마 고양이를 유인해 낸후 쓰레기통 안을 살펴 보기로 했습니다.
배고픈 엄마 고양이는 고양이 캔을 따자마자 캔의 신도가 되 버린듯 산실을 박차고 나와
정신없이 먹기 시작 합니다.
그 틈에 들여다본 쓰레기통 안에는 갓 태어난 아기 고양이가 네마리.....
하지만 이미 한마리는 태어나자 마자 빛도 못보고 고양이 별로 돌아간듯 했습니다.
하필이면 쓰레기통 속에서.......
옮겨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근무중 이라 당장 어떻게 해줄수가 없었어요.
점심시간 또다시 엄마 고양이를 먹이로 유인해 내었습니다.
앗, 실수.....
위치가 애기들하고 너무 가까와서 도저히 무엇도 해줄수가 없는 위치라
엄마를 저 멀리로 다시 유인해 내었지요.
그 사이에 얼른 커다란 쓰레기들을 꺼내고 수건을 깔아 주었습니다.
얼마나 작은 아기들 인지 손바닥에 세마리를 다 올릴수 있더군요.
아기 고양이들은 엄마는 없어지고, 누군가 자기들을 들었다 났다 하니 겁을 집어 먹은듯
탈출하고만 싶어하는 듯 보입니다.
혹시 걱정하실까 싶어 말씀 드립니다.
들어 옮길때 아기 고양이들 에게서 사람 냄새가 나지 않도록 면장갑과 비닐장갑을 끼고
만졌다는것을 알려 드립니다.^^;;
정신없이 밥 먹던 엄마 고양이가 아기들의 도움 요청을 알아 들었던 걸까요.
엄청나게 성질 자랑하며 부랴부랴 쓰레기통 속으로 들어가는 엄마 고양이 입니다.
가시내, 째려 보기는....-_-;;
그리고, 빛도 못보고 고양이 별로 다시 떠난 아기 고양이는 꺼내어 수건에 싸서
울타리 나무 아래 묻어 주었습니다.
쓰레기통 속은 담배 냄새가 진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대로 뒀다간 애기들이 니코틴 중독묘가 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심하게 들 정도 였어요.ㅡㅡ'
퇴근후 집에가서 이동장을 가져와 문은 떼어버리고 그 속에 수건을 깔아둔후
아기 고양이들을 옮겨 주었습니다.
물론 고양이 캔 신도 고양이는 교주 앞으로 모셔다 두고 말이죠.^^
그때는 사진을 찍지 않아서 오늘 새벽에 폰 카메라로 찍은 따끈한 사진들로 대신 합니다.
쌔근쌔근 세상 모르고 잠들어 있었습니다.
엄마 고양이는 어디 갔냐구요?
출근시간에 센터 입구에서 비가 오는데도 어슬렁 거리며 돌아 다니는 엄마 고양이를 만났었습니다.
녀석은 어제 처음 본 마녀에게 바로 꼬리를 세우고 냥냥 거리며 아는체를 하고 따라 오더군요.
어제도 느낀건데 엄마 고양이는 애초에 길에서 태어난 고양이가 아니었던것 같습니다.
아기 고양이 근처에만 가질 않으면 마녀에게 상당히 친화적인 태도를 보여 주었거든요.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
고양이 가족이 있는 이곳은 골프 연습장 출입문 옆 입니다.
하루 종일 골프공 치는 소리가 뻥뻥 들리는 곳이고 담배 피우는 사람들이 들락 거리는 곳이기도 합니다.
다행 이라고 한다면 센터내를 통해야만 이곳으로 나갈수 있어 밖에서는 사람들이 들어올수 없다는
정도 일것 입니다.
그리고 언제까지 이곳에 녀석들을 둘수가 없어요, 센터장이 알게되면 문제가 될것 같습니다.
제가 사는 이곳은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입니다.
입양을 해주신다면 뭐라 말할수 없이 감사 드리고요, 데려다 드릴수 있습니다.
입양이 안 되신다면 임시보호 라도 부탁 드리겠습니다.
제발 부탁 드립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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