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얼음마녀 입니다.
며칠전 약속 드린대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어디서 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하나 싶어 블로그를 들여다 보니
작년 11월 10일 이후 글을 하나도 올리지 않았더군요.
블로그에 마지막으로 올린 이야기가 길고양이 면이와 죽을날 받아든 강아지들 이야기 였습니다.
아무래도 이 아이들 이야기를 짚고 넘어가야지 싶습니다.
제 블로그를 찾아 주시는 많은(예전에 많은) 분들께서 길고양이 이야기 때문에 찾아 주시는걸 알고 있지만
그래도 이 아이들이 지금 어찌 되었는지는 아셨으면 하는 맘에서 조금은 긴 이야기를 적으려 합니다.
과거형 이지만 현재형으로 적겠습니다.
지난번 글을 보시고 많이 안타까와 하신 부분이 강아지들 사진이 없다는것 이었습니다.
그 댁에 갈때마다 핸드폰 조차 들고 다니질 않아서 사진을 찍을수 없기도 했지만,
강아지들이 곧 동네 잔칫상에 올라갈 거란것도 알지 못했습니다.
녀석들에게 천운이 따라 입양을 가게 되더라도 사진이 있어야 입양이 되지 싶어 녀석들 모습을 담으려
할머니 댁을 찾아 갔지만 그냥 돌아서야 했습니다.
문이 굳게 닫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닫힌 문 사이로 이상한 여인네 찾아 왔다고 목터져라 짖어대는 똘똘이의 모습만 눈에 들어옵니다.
할머니 께서는 똘똘이는 데려가라 하십니다.
그치만 커다란 백구 흰둥이를 데려 오려면 값을 치뤄야 할겁니다.
시골 사람들에게 돈이 될 수 있는 동물은 곧 재산 이니까요.
두 강아지들은 언제 죽어도 이상할것 없는 그런 날들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런 상황을 알리없는 두 녀석은 낯선 사람 얼쩡 거린다고
집을 지켜야 한다는 의연한 몸과 맘으로 정말 열심히 저리 꺼지라고 짖고 있습니다.
진심으로 이 강아지들을 살리고 싶었습니다.
매일매일 할머님댁을 찾았었지만 어르신은 늘 출타중....-_-;;
강아지들 사진조차 제대로 찍을수 없는 날들이 계속 이었는데 마침 찾아가니 할머님께서
마당에 떨어진 은행나뭇잎을 쓸고 계셔서 녀석들 모습을 담을수 있었습니다.
어르신께선 작은 강아지 똘똘이는 정말 영리해서 아깝다고 데려 가라고
계속 그리 말씀하고 계셨지요, 그런데 한숨 나오게 하는 문제적 아이?
흰둥이는 아드님께서 잡아 먹는다는 말씀만 되풀이 하십니다.
"할머니, 밥먹여 키우던 애 잡아 먹히는것 보단 살 수 있으면 살리는게 좋쟎아요.
제가 데려가게 해 주세요 값은 섭섭치 않게 쳐 드릴께요."
" 난 몰라~ 아들이 나 적적하지 말라고 데려온거야~.
작은건 데려가~ 아주 아까와 정말 영리해~ 큰건 아들이 잡아 먹는데~"
그간 할머님과 만날때 마다 무한 반복했던 대화내용 입니다.
" 아드님한테 말이나 한번 꺼내봐 주세요, 부탁드릴께요."
" 난 몰라~ 잡아 먹는다고 했는데~
한번 말은 해 볼께~"
은행잎을 쓸고 계신던 할머님께
"아드님한테 말씀은 해보셨어요?"
"작은건 데려가~ 아주 아까와~ 영리해~
큰건 아들이 잡아먹는데~ 냅둬요, 김장 끝나면 잡아먹게 그러네~"
순간 답이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사태를 어쩌면 좋을지....
김장은 언제 하시냐 여쭸더니
"김장? 내일하지!"
오 마이 갓!!!!!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만 같았습니다.
그렇지만 마지막 희망의 끈을 놓을수는 없었습니다.
" 할머니, 아드님하고 통화 할 수 없을까요, 부탁 드려요."
할머님은 문맹 이십니다, 전화조차 제대로 걸지를 못해서
걸려오는 전화 외에는 하실줄 모르십니다.
다행히도 손녀가 전화기 버튼1번에 저장해둔 아드님 한테는 전화가 가능 하시더군요.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아드님 목소리는 엄청 무뚝뚝...
정말 답이 없겠구나 하고 있는데
집으로 오라고 해 하는 소리가 전화기 밖으로 흘러 나옵니다.
순간, 전혀 가망이 없는건 아니야! 하는 생각을 하며
인근에 있는 아드님 댁으로 할머님과 함께 찾아 갔습니다.
그리곤, 인사 하고 어머님께서 작은 강아지 데려가라 하시는데
백구도 데려가고 싶다 어쩌구저쩌구...
그러자 "혼쾌히 데려가세요."
순간 엥?
내가 잘못 들었나???????
아드님도 백구 몸값을 쳐두리겠단 말을 염두에 두고 하신말 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 고맙습니다, 값은 서운치 않으시게 드릴께요."
" 얼마를 받아야 하나...."
고민하시는것 같아서
"그럼 어머님 하고 상의하시고 값을 알려 주세요."
인사하며 돌아서려 하자
"상의는 무슨 이십만원 줘요, 저거 식육견이라 삼십만원은 받아요,
어머니 그간 밥주고 똥치우신 수고비는 드려야죠."
됐구나...
살았구나 하는 안도감이 밀려 옵니다.
강아지들 목숨은 구했습니다.
목숨은 구했는데 갈곳이 없었습니다.
사실 얼음마녀는 블로그 인지도는 미약하지만 아고라 반려동물방 에서는 그럭저럭 인지도가 높은편 입니다.
구조를 많이하지는 못했지만 구조했던 아이들은 모두 어렵지않게 좋은가정으로 입양이 되었어요.
그동안 블로그에 글을 올리지 못하는 동안(사정이 있었습니다)
이 두녀석 이야기는 정말 응급상황 이기에 살려 달라고 반려동물방 회원님께 S.O.S를 보내고 있있고
흰둥이와 똘똘이 사연을 접하신 너무나 고마운님이 임보를 자청해 주셨습니다.
마녀가 참 복이 많은사람 입니다.
복 많은 마녀가 만나는 녀석들도 마녀를 만나는 순간 없던 복도 생기겠지요?ㅎㅎㅎㅎ
임보 하심과 동시에 병원 진료비까지 보내 주셨습니다.
녀석들이 병원에 가던 날은.......
그날은....
나중에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녀석들을 병원에 데려 가면서 가장 걱졍했던 부분이 심장사상충 이었습니다.
변변한 접종조차 받아본적 없는 마당에 묶여 살던 녀석들에게 심장사상충 감염은
오히려 당연한 결과였지 싶습니다.
작년 12월 1일 흰둥이와 똘똘이는 임보처로 이동했습니다.
그날 정말 눈이 많이 왔습니다.
이동해도 괜챦은걸까 걱정 스러울 정도로.
임보처에선 지금 눈이 많이오고 있으니 다른날 왔으면 하셨지요.
외진곳이라 차가 움직이지 못할 사태가 생길까 많이 염려 하셨습니다.
(직접 찾아가보니 걱정스러워 하실만한 곳 이었습니다.)
흰둥이와 똘똘이 입주 첫날 모습입니다.
똘똘이는 밥도 잘먹고 견사안에 넣어준 집에도 들어가고 적응을 잘 하는것 같습니다.
흰둥이가 사람 손 닿는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것 같다고,
밥도 잘 안먹고, 집에도 들어가지 않는다고 하세요.
그래서 흰둥이 집앞에 열선을 깔아 주셨다고 하십니다.
그것보다 더 문제는 이주 첫날 밥주러 들어 가셨는데 그 틈에 탈출까지....
혹여 집 찾아 가겠다고 하는건 아닌지 걱정하셨는데 결국 제발로 견사로 돌아왔고
덕분에 흰둥이 집앞에는 요런게 생겼습니다.
흰둥이와 똘똘이는 입양이 아니고 임보입니다.
심장사상충 치료도 하고 있습니다.
이 아이들 눈여겨 보시다 심장사상충 완치 되었다 하는 소식 올라오면
손 번쩍 들어 입양 하시겠다고 말씀해 주세요.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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