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길고양이 이야기

죽을날을 받은 강아지와 길고양이 면이 이야기

 

 

 

 

 

 

 

 

 

안녕하세요, 얼음마녀 입니다.

 

 

오늘은 오래전 부터 꺼내들고 싶었던 면이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마녀가 알고있는 모든 길고양이들과의 묘연은 우연에서 시작해 필연이 되었지 싶습니다.

 


그 중에서도 면이와의 만남은

 

 

손으로 꼽을만큼 우연 이었던 인연이 이제는 필연 이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오래전 이다 남매 하다를 찾으러 이다네 급식소 에서 머지 않은 곳으로 하다를 찾아 나선적이 있습니다.

 

 

하다를 찾아 나서게 된 계기는

 

 

차를 타고 우연히 그곳을 지나가다 길거리에 나와 놀고있는 고양이 몇마리를 보게 되었고, 그 순간.

 

 

하다구나! 하는 느낌이 퍼뜩 드는 고양이를 본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후 하다를 찾아야 겠다는 생각을 날마다 했지만 선뜻 실행에 옮기질 못하다

 

 

한참 후 하다를 찾아 나서게 되었지요.

 

 

그렇게 하다를 찾아나선 2012년 1월 어느날에 면이를 처음 만나게 됩니다.

 

 

면이를 처음 만나던 날 면이는 보기에도 흐믓한 올블랙 고양이 한마리와 같이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면이와 같이 있던 올블랙 고양이는 그곳 주민의 사랑을 받던 대장 고양이 였습니다.

 

 

그 당시엔 그곳에도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주시는 분들이 몇몇 계셨는데

 

 

고양이를 몰살 시키겠다는 둥 밥을 주면 쥐약을 놓겠다는 둥 엄포를 놓는 분 때문에

 

 

지금 그곳엔 더러더러 보이던 길고양이 밥그릇이 더이상 보이지 않습니다.

 

 

누군가 바위 위에 올려준 먹이를 먹던 녀석들에게 사료도 먹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들어

 

 

녀석들 눈에 보이는 곳에 사료 한줌을 놓아주자 얼른 다가오는 올블랙 고양이.

 

 

그날따라 갖고있는 사료가 조금밖에 남아있질 않아 마음이 좋질 않았습니다.

 

 

사료를 보자 한달음에 다가와 앉은 올블랙 고양이와 달리 면이는 사람에 대한 경계가 심한듯

 

 

사료 곁으로 다가오지 않고 멀찍이 떨어져 앉아 식빵을 굽습니다.

 

 

그런 모습을 마지막으로 면이에 대한 기억은 아득히 먼곳으로 사라졌지요.

 

 

그 당시만 해도 이곳은 먹이를 챙겨 주시는 분이 계셨기 때문에 마녀의 밥배달이 필요없는 곳이라 여겼습니다.

 

 

그리고, 가난한 마녀가 온동네 고양이를 다 먹여 살릴수는 없쟎아요.

 

 

그렇게 한해가 가고 두해가 지나 2013년 여름.

 

 

뜻밖의 장소에서 면이를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면이를 다시 만난곳은 화단마을.

 

 

면이를 보자마자 내뱉은 말은 아이러니 하게도

 

 

"너 아직도 살아 있었네."

 

 

아직도 라니.....

 

 

그만큼 길고양이 수명이 몹시도 짧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깊숙히 박혀있기 때문일지 모르겠습니다.

 

 

다시 만난 면이의 상태는 처음 만났던 그날보다 홀쭉해 보이고 코트도 형편없어 보였습니다.

 

 

화단마을에 오면 밥이 있다는걸 알았는지 몰랐는지 모르지만 녀석이 살아 있었다는게

 

 

정말로 대견하게 느껴지던 날 이었습니다.

 

 

면이는 지금도 화단마을에서 마녀가 밥배달을 오기를 기다리고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면이는 지금 화단마을과 인접한 자전거 보관소에서 마녀가 찾아 오기를 기다립니다.

 

 

이곳은 화단마을 원년멤버 희빈 장씨가 화단마을을 떠나 마녀가 밥 배달 오기를 기다리는곳 이기도 합니다.

 

 

희빈은 왜 정든 화단마을을 떠나 엉뚱한 곳에 앉아 마녀를 기다리는거며, 덩달아 면이까지

 

 

찾아와 함께하게 된것일까요.

 

 

그간에 화단마을엔 무슨일이 있었던걸까요.

 

 

화단마을 이야기를 다음에 전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우야둥둥 오래전 부터 알고있던 고양이들을 만나는 일은 제겐 참 좋은일 임이 분명하긴 합니다.

 

 

 

 

 

 

 

오늘은 한가지 더 전해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마녀가 살고있는 수지는 아파트촌 입니다.

 

 

월드컵이 열리던 2002년에 서울에서 이사를 왔으니 이곳에 살은지도 벌써 십년이 넘었네요.

 

 

저희 가족이 이사올때만 해도 수지는 수지구가 아닌 수지읍 이었고, 

 

 

지금은 초호화 수지 구청이 자리한 곳엔 참으로 초라한 모습의 수지 읍사무소가 있었습니다.

 

 

처음 이사왔을때도 여기저기서 아파트를 짓는 모습을 볼수 있었고 땅만보면 뭐처럼 달려드는 대형 건설사들

 

 

때문에 산도 논과 밭도 거의다 사라져 버렸습니다.

 

 

얼마전 그들은 돈이되는 땅을 찾아서 이곳 원주민 분들의 땅을 사들여 계약을 끝냈습니다.

 

 

그땅에는 1년전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할머니 혼자 낡은집에 남아 농사를 짓고 계십니다.

 

 

제가 하고싶은 이야기는 할머니 이야기는 아닙니다.

 

 

(할머니는 11월에 근처 아파트로 입주하실 계획 이시고, 자식들도 주변에 살고 있습니다.)

 

 

이 할머니댁은 제 엄마께서 농작물을 많이 사러 가시는곳 인데

 

 

이곳엔 마당에 묶여 지내는 강아지 두마리가 있습니다.

 

 

한마리는 화인님댁 복실이 같은 백구(정말 잘생기고 덩치가 좋습니다.)

 

 

그리고, 또 한마리는 시골 어디에서나 흔하게 볼수있는 한쪽귀가 꺽인 노란 발바리 입니다.

 

 

(크기는 5키로 내외의 소형견 입니다.  보시기에 따라 소형견 아니야 라고 생각하실수도 있겠지요.)

 

 

이 강아지들은 앞으로 살을날이 열흘남짓 남아 있습니다.

 

 

어디 아픈건 아니고요,  할머니께서 아파트로 이주하시면

 

 

데리고 갈수가 없으니 보신탕집에 팔거나 동네 잔치를 하게될 모양입니다.

 

 

아마도 보신탕집 보다는 동네 잔치가 더 유력하네요.

 

 

가끔 엄마 모시고 상추니, 뭐니 야채를 사러가서 보면 백구는 정말 점쟎고, 발바리 녀석은 뭐라 말할수 없이

 

 

귀여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평생 마당에 묶여 묶인줄 길이 만큼만 움직일수 있었던 강아지들이 산책한번 해보지도 못하고

 

 

정말로 죽게 생겼습니다.

 

 

오늘도 할머니댁에 심부름으로 상추를 가지러 갔다 녀석들 모습을 보니 가슴이 시립니다.

 

 

얘들을 실내에서 키우시기를 바라지도 않습니다.

 

 

혹시 마당한켠이 남아 녀석들을 키우실수 있으신분 안계실까요.

 

 

지들 죽는줄 모르고 할머니만 보면 그렇게나 좋아하는데.....

 

 

 

(할머니를 비난 하시지는 말아주세요, 팔십이 넘은 시골 노인네 이십니다.

 

 

나이많은 시골 어르신들한테 강아지는 반려견이 아니지요, 그저 집 지키고...  그러고... 그런 동물이쟎아요.)

 

 

 

p.s.  강아지들을 키우실수 있는분만 있다면 데리고 나올수 있습니다.

 

 

할머니께서도 데리고 가라고 말씀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