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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이야기

잘들 있을거라 믿어, 나는 잘 있어... 그러니까 밥 걱정은 하지마.

 

 

 

 

 

 

 

 

화단 마을에 밥배달 하는일이 녹녹치 않아졌지만,

 

 

밥배달 일을 그만둘수 없기에 급식시간을 바꿔 새벽 출근길에 부랴부랴 배달을 갑니다.

 

 

그 시간엔 고양이들을 만날수도 없지만 사실은, 만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만나게 되면 뭐라도 하나 까서 먹여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지체하게 되고 

 

 

지체하다 또 걸리게 되면 그땐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있기 때문 입니다.

 

 

사료는 예전에 주던만큼 주고 있는데 몇톨 남지않는 모양새로 보니 부족하진 않은것 같습니다.

 

 

혹여 새벽에 주고간 사료를 다 쓸어 버리지는 않는지 걱정스런 맘에 강아지들 산책 시간에

 

 

일부러 몇번인가 찾아가기도 했습니다.

 

 

다행히도 고양이들이 먹다 남기고 간 흔적을 확인하게 되어 얼마나 안심이 되던지.

 

 

모두 잘들 있을거라 믿고 있지만, 그래도 다들 잘 있는지 보고 싶은 맘은 있습니다.

 

 

그중 에서도 호피가 제일 보고 싶은데, 이녀석 밀려나지 않고 잘 지내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네요.

 

 

며칠전 새벽에 밥주러 갔다가 노란 고양이 한마리를 만났는데, 그 고양이는 마녀를 알고있는 느낌 이었습니다.

 

 

분위기나 생김새, 하는 행동거지를 보아하니 싸가지 없는 진이 였을거라 생각합니다.

 

 

진이임을 확인하지 못한 이유는 마녀가 원체 잽싸기 때문에 전광석화 같이 사료를 부어주고 후다닥 튀어 나와서

 

 

녀석이 가까이 다가오다 놀라 달아날 지경 이었거든요.^^;;

 

 

진이는 어쨌든 잘 지내고 있는것 같습니다.

 

 

가끔 강아지들 산책길에 희빈을 만날때가 종종 있습니다.

 

 

물을 줄수 없기에 급식소 근처 수돗가에서 할짝 거리며 목을 축이는

 

 

녀석을 만날때도 있고 쓰레기통 근처에서 무언가 주워먹는 모습을 볼때도 있습니다.

 

 

주워 먹는게 아니고 냄새 맡는 거라고 생각하고 싶어집니다.-_-;;

 

 

언젠가 오후에 일부러 화단마을 주변을 어슬렁 거린적이 있습니다.

 

 

멀리서 지나치려 하는데 그곳에 진영이의 모습이 보이더군요.

 

 

이녀석 눈이 마주치자 마자 아는체를 해오기 시작합니다.

 

 

모른척 하고 가버리고 싶었지만 그렇게 안됐어요.

 

 

남들 볼새라 연신 두리번 거리며 얼른 캔하나 까주고 뒤로 물러나 짐짓 아무일 없었다는듯

 

 

멀찍이 떨어져 가던길 가긴 했는데, 돌아보지 않을수가 없었습니다.

 

 

밥주는 사람을 만나지 못해 맛난걸 얻어 먹지는 못하지만

 

 

어쨌든 화단마을 고양이들은 잘들 지내고 있다 믿고 싶습니다.

 

 

오늘 새벽엔 화단마을의 실력자 소영이를 만나기 까지 했으니까요.

 

 

(사진은 봄날에 찍은 사진 입니다.)

 

 

여전히 거리를 두며 다가오지 않는 소영은

 

 

소영아, 하고 이름을 부르자 늘 그랬듯이 딴청을 피웠습니다.

 

 

소영이도 만나고, 진이랑 희빈이랑 진영이도 무탈해 보여서 마음이 놓입니다.

 

 

아무래도 최근에 이사온 고양이들 보다는 몇년전 부터 마녀밥을 먹고사는 고양이들이 화단마을에서

 

 

건재하고 있다게 마녀는 더 좋습니다.

 

 

만나지 못하고 있고, 맛있는거 줄수도 없지만 그래도 어디 멀리가지 않은것 같으니

 

 

밥걱정 하지 말고 지금처럼 예전에 그렇게 살았듯이 먹을것 찾아 어디 멀리 떠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밥주는 사람은 멀쩡히 잘 살고 있으니 네들도 밥걱정 하지 말고 멀쩡히 잘살아 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