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순이의 모습이 마녀의 시야에서 사라진후 잊혀질만한 시간이 흐른 어느날 오후
이웃마을 고양이의 정원 수로근처 급식소에서 올라오다 낯익은 고양이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얘가 누구지?
깜순이 였습니다.
깜순이는 사라진게 아니었습니다.
이웃마을에 밥배달 마녀가 도착하면 보이지 않게 그 주변을 유령처럼 배회하고 있었던것 같습니다.
깜순이는 마녀의 손에서 먹이가, 그것도 아주 입맛 도는 먹이가 나온 다는걸 잘알고 있더군요.
그런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유령처럼 숨어서 지켜 볼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웃마을 고양이들이
깜순이를 많이 얕잡아 보고 무리에 끼어주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웃마을을 떠날수 밖에 없었던 해라처럼 깜순이 또한 이리저리 밀리고 치이는 고양이 였습니다.
고양이들 무리에 끼이지도 못하고 마녀가 가까이 다가오는걸 허락치도 않는 깜순이를 위해 일부러
깜순이가 있음직한 곳을찾아 살피기 시작했고 그곳엔 항상 깜순이가 어쩌면 마녀가 찾아 주기를
바라기라도 하는양 기다리고 있었던것 같습니다.
언제 부턴가 깜순이는 일정 거리를 유지 한다면 달아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언제라도 달아날 태세를 갖추고 있지만 말입니다.
TNR은 길에서 평생 살아가야 하는 길고양이에게 어쩌면 양날의 검 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같은 영역에서 살아가는 고양이들 모두를 해주지 못한다면 해라와 깜순이 처럼 무리에서 밀려나
영역을 떠나던지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유령처럼 지내게 되는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다행히도 깜순이는 딩동댕동 마을의 급식소를 알고 있습니다.
딩동댕동 마을 급식소를 돌고 있자면 어디선가 숨어서 삑삑 거리며
깜순이 여기 있다고 나도 좀 달라고 보채곤 합니다.
이웃마을에서 더이상 살수 없게 된다면 다른곳으로 떠나지 말고 딩동댕동 마을로 넘어 오기를
바라게 되는 깜순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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