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동댕동 마을에 있는 마녀네 집 건물 아래는 보고싶은 레오의 급식소가 있습니다.
마녀는 레오가 사라진 후 고양이 마을, 밥 배달 하는 일에 의욕을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녀석의 부재가 길어질수록 의욕상실은 점점 깊어져 갔고
매일매일 기계적으로 밥 준비를 해서 급식을 나갔던것 같습니다.
그렇게 시들어 가는 마음에 다시 활력을 불어 넣어준 고양이가 써니 입니다.
집 밖을 나서면 언제나 반가와 하며 달려나와 좋아해 주는 써니를 보면서
' 이렇게 좋아해 주는데, 언니 나오기만 하루종일 기다리고 있었을텐데....
이러면 안되지, 미안하다 써니야.'
레오가 사라진후 써니는 레오의 급식소에 정착해 살았으며
마녀는 써니로 인해 다시금 활력을 찾을수 있었습니다.
그런 써니가 딩동댕동 마을을 떠나 버렸습니다.
밥주지 말라는 끊임없는 방송과 대자보로 인해 마녀는 마을에 있던 네곳의 급식소 중
레오의 급식소를 뺀 세곳의 급식소를 폐쇄 할수 밖에 없었습니다.
급식소가 폐쇄 되고 폐쇄된 급식소를 이용하던 고양이들이 레오의 급식소를 찾아와
설레발을 치자 써니는 그 상황을 못견뎌 했던것 같습니다.
유난히 독립적 성격을 지닌 써니는 주변에 모여들어 있는
레오의 철모르는 동생들을 싫어 했습니다.
하악 거리며 주먹을 휘둘러 봐도 그때만 움찔하고 마는 어린 고양이들 때문에
아마 모르긴 몰라도 속 좀 끓였던듯 합니다.
써니는 주변에 모여든 고양이들을 쫓아내는 대신 급식소를 떠나는 방법을 택해 버렸습니다.
급식소에서 만날수는 없었지만 출근길을 지키고 앉아 출근하는 마녀를 기다렸던 써니 입니다.
어떤날은 출근하는 마녀의 뒤를 따라 서당마을 까지도 따라 왔고
차도를 건너야 하는 길인지라 로드킬 걱정에 따라오지 못하도록 담장위에 먹이를 놓아주고
도망치듯 출근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렇지만 점점 만나지는 빈도가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했고,
마녀의 마음속엔 써니를 잃게 될까 걱정 스러운 불안한 싹이 자라기 시작 했습니다.
지난 5월 5일 새벽 밥배달 나가는 마녀를 기다려 앉은 써니를 데리고 운동하는 사람들 눈을 피해
급하게 밥을 챙겨 주었는데, 그 밥이 마지막 밥이 될줄은 그때는 몰랐습니다.
왠일인지 그 밥을 먹는둥 마는둥 하던 써니는 화단 사잇길로 마녀를 따라 오지도 않고
마녀의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습니다.
위 사진이 마녀가 기억하는 써니의 딩동댕동 마을 에서의 마지막 모습입니다.
덩그라니 사진만 남기고 떠나버린 써니......
매일 출근할때 마다 써니가 급식소를 떠나 마녀를 기다리던 계단을 습관적으로 쳐다 봅니다.
기다려 앉은 써니를 볼수가 없네요.....
예전엔 써니가 날마다 언니를 기다렸지만, 이젠 날마다 마녀가 써니를 기다립니다.
출근길에 기다려 앉은 써니를 오늘도 기대해 봤지만 써니는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내일도 모레도 써니를 기다리며 기대할것 입니다.
써니는 포기할수 없는 마녀의 고양이 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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