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단마을의 옛주인 호피 입니다.
매력적인 코트를 입은 호피는 당당한 걸음걸이와 자신감 넘치는 표정 만으로도
자신이 화단마을의 주인 이라는 아우라를 풍기고 있었습니다.
그랬던 호피 였는데, 정상에 오르면 내려와야 함이 세상이치 임을 호피는 알고 있었을까요.
화단마을의 권력은 새주인 소영이 에게로 이양이 되었고
같은 하늘에 같은 별 두개가 존재할수 없듯이 힘을 잃은 호피는
그렇게 두어달 전에 홀연히 화단마을 에서 자취를 감추 었습니다.
화단마을엔 호피와 비슷한 털옷을 입은 꼬맹이가 한마리 있습니다.
얼마전에 뇌 맑은 모습으로 급식소에 밥 먹으러 왔다가
못된 소영이 한테 놀래서 기겁을 하고 달아났던 꼬맹이 입니다.-_-;;
마녀가 무서운 꼬맹이 고양이는 언제나 나무숲 속에 숨어 나오지 않아요.
일주일 전 화단마을 밥배달 시간에도 그렇게 나무 숲속에서 나오지 않고 있는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한번도 소리를 낸적이 없던 꼬맹이가 마녀를 향해 애처로운 소리를 냅니다.
` 어~라? 왠일이래..... '
다음순간 고양이의 모습을 확인한 마녀는 너무나 놀라고 말았습니다.
애처로운 소리로 마녀를 부른 고양이는 꼬맹이가 아니라 두어달 전에 모습을 감춘 호피 였던 겁니다.
그리고, 나무숲 밖으로 나온 호피를 보는 순간 마녀는 또 한번 놀랐습니다.
아니 놀란게 아니라 정말 억장이 무너 지더군요.
기운하나 없는 우울한 표정에 등뼈가 튀어 나와 보이도록 비루하게 말라 버린몸.
정말 머리속이 하얘지는 느낌 이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려고 날마다 기다렸던게 아닌데.....
얼마나 오랜만에 먹는 밥 이길래 녀석은 심지어 먹었던 밥을 다시 토하기 까지 했는데
그 토한 밥이 아깝다는 듯이 정신없이 허겁지겁 주워 먹기 까지 했습니다.
호피는 병들어 지친 몸을 이끌고 다시 옛땅으로 돌아온것 같습니다.
다음날 호피를 만날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찾아간 화단마을.
예전에 그랬듯이 녀석은 먼저와서 마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호피에게 해줄수 있는건 엘라이신 밖에는 없어서 미안 하기만 합니다.
그런데, 지금 화단마을의 주인은 소영이 입니다.
소영이가 다시 돌아온 옛주인을 달가와 할까요? 그럴리가 없지요.
다시 돌아온것도 못마땅 할텐데
자기보다 먼저 밥에 입을대는 호피를 소영이는 과연 그냥 내버려 둘수 있을까요?
호피는 이대로 소영이 에게 밀려날 것인지, 아니면 꿋꿋이 버티고 남아서
밥배달 오는 마녀를 계속 만날수 있을지.....
호피의 앞날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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