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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이야기

아프지들 말고, 싸우지들 말고 안녕하세요, 얼음마녀 입니다. 오늘 많이 춥습니다. 이렇게 추운날엔 한데 앉아 밥 가지고 올 사람 기다리고 있을 길고양이들 생각에 맘이 편치 않습니다. 집고양이로 태어 났다면 온갖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지 않았을 테고 다른 무엇 보다도 추위와 배고픔에 떨지 않아도 될 터인데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커 집니다. 참 복도 없다 네들.... 추위에 약한 고양이들 인지라 오늘 같이 추운날엔 기다리는 고양이들이 없을것 같지만, 실상은 대부분의 고양이들이 밥주러 오는 사람을 기다립니다. 만나서 반갑기도 하지만, 찬바람 맞아가며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보면 또 속상하고 그렇습니다. 이왕지사 길고양이로 태어난 묘생이니 부디 아프지들 말고 아는 사람 하나 만나 배 곯지 않고 살 수 있기를 바라며 의지 할 친구 하나 만나 싸우.. 더보기
길고양이 모자 신변에 문제는 없는듯 안녕하세요, 얼음마녀 입니다. 요미와 순남이 모자는 마녀의 발자국 소리를 잘 알아 듣는것 같습니다. 딩동댕동 마을을 나와 몇발자국 걷지 않았어도 어디선가 불쑥 뛰어나와 신나서 달려오는 요미와 순남이를 만날 수 있습니다. 밥주는 사람 나왔다고 좋아하는 녀석들을 데리고 서당 마을로 향할때면 마음이 즐겁습니다. 누가 날 이렇게 반가와 해 주랴 하는 맘도 들고.ㅎㅎㅎ 오늘 요미와 순남이 모자를 만나지 못했습니다. 사실 11월로 접어 들면서 이들 모자를 만나지 못하는 날이 대부분의 날이 되어 버렸습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하루도 빠지지 않고 기다리고 마중 나오던 녀석들 인데 만나기가 엄청 어렵습니다. 신변에 문제가 생긴건 아닐까 걱정도 했지만 그건 아닌듯 합니다. 순남이는 며칠에 한번씩 소야의 공원에 모습을 .. 더보기
굴러 들어온 돌, 박힌 돌 안녕하세요, 얼음마녀 입니다. 깜순이가 사라진 지하식당 자리에 깜순이를 대신 해 단골 손님이 된 고양이는 식당언니 곁에 다가와 앉기를 주저하지 않습니다. 스스럼 없이 옆에 앉아 이쁜 얼굴로 식당 언니를 가만히 올려다 보는 새 단골 손님은 딩동댕동 마을의 울트라 초미녀 뮤 입니다. 뮤는 딸 겨울이와 친밀한 모습을 보여 주기는 하지만, 겸상을 허락 하지 않습니다. 겨울이 또한 엄마 뮤의 성격을 잘 아는지라 같이 먹겠다는 생각은 하지도 않는것 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언제나 맛난 반찬이 가득한 커다란 밥그릇은 뮤 혼자만의 것이고 겨울이와 찬이는 한쪽 구석에 쭈구려 앉아 전단지에 차려 준 밥을 먹습니다. 굴러 들어온 돌은 아니지만 뮤 덕분에 오래전 부터 지하에 박힌 돌 겨울이 신세가 살짝 처량맞아 보이기도 합니.. 더보기
지하식당 단골손님 삼총사 안녕하세요, 얼음마녀 입니다. 마녀네 고양이 마을에 유일하게 저녁에만 열리는 지하 식당이 있습니다. 그 지하 식당에는 서열 싸움도, 영역 싸움도 하지 않는 단골손님 삼총사가 있었습니다. 언제까지나 지하식당 단골손님을 자처해 줄것이라 믿었는데 지난 여름 이후 이 지하식당 단골손님 구성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여름이 시작 될 무렵에 깜순이가 지하식당 삼총사 조직을 탈퇴 해 버린것 입니다. 제 차 보닛 위에 올라 앉았던 위 사진속 깜순이 모습이 지하 식당을 찾은 마지막 날 모습 입니다. 그 이후 깜순이는 지상에 있는 뮤네 급식소를 찾아 오기도 했지만, 그도 잠시 였을뿐 더 이상 마녀네 고양이 마을 그 어디 에서도 깜순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원래 태어나 살았던 이웃 마을로 넘어가 잘 살고 있기를 바라.. 더보기
유진 안녕하세요, 얼음마녀 입니다. 신기루 고양이가 있었습니다. 한순간 눈을 뜨면 보이고, 눈 한번 깜빡 거리는 순간에 사라져 버리는 녀석은 신기루 였습니다. 신기루 였기에 당연스레 이름도 없었습니다. 모름지기 세상에 태어 났다면 이름 한 자는 갖고 살아야 하는것이 인지상정 이거늘 신기루 처럼 보였다 안 보였다 만 반복했던 신기루 고양이. 그 신기루 고양이에게 드디어 이름이 생겼습니다. 유진(有眞). 이제 유진은 더 이상 신기루가 아닙니다. 유진은 소야의 공원에서 가장 출석률이 높은 고양이가 됐습니다. 유진은 소야 하고는 상당히 유대감이 좋은 모습을 보여 주지만 (소야 밥을 머리 맞대고 같이 먹기도 하죠.) 다른 고양이들에 비해 서열이 낮은것 으로 생각됩니다. 며칠전에, 소야의 공원에서 행복이와 순남이의 만남.. 더보기
신뢰가 필요해 안녕하세요, 얼음마녀 입니다. 급식소에 도착하자 나무 골목 사잇길에 무언가 묵직하게 자리한 것이 눈에 들어 와 플래시를 켜 확인하고 나니 빙긋 웃음이 시나브로 새어 나옵니다. 녀석 이었습니다. 플래시를 켜서 미안하긴 하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모습을 볼 수 없으니....ㅡㅡ" 그 바람에 두 눈에 환한 불을 켜게 만들었지만, 그 모습도 참 귀엽게만 보입니다. 밥자리에 사료를 부어주고 좋아하는 캔을 놓아줘도 짐짓 그까짓것 관심 없다는 척 녀석은 새침한 모습 입니다. 급식을 끝낸 마녀가 멀찌감치 떨어져 있어도 밥을 먹고자 하는 맘이 없어 보입니다. 녀석은 예전의 소야가 그랬듯이 급식을 끝낸 마녀가 멀찌감치 떨어져 있어도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습니다. 아마도, 소야처럼 눈 앞 에서 완전히 밥주는 사람이.. 더보기
미안하다, 고양아. 안녕하세요, 얼음마녀 입니다. 급식소에 도착하자 무언가 움직이는 기척이 느껴지지만 어두운 새벽 인지라 실체가 보이질 않습니다. 주머니 속 핸드폰을 꺼내 플래시를 켜니 비로소 녀석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녀석은 밥주는 사람이 급식소에 도착하기 전 부터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던듯 싶습니다. 처음엔 녀석만 있는 줄 알았는데, 어느 틈엔가 다가와 플래시 켰다고 눈을 흘기며 앉은 진이가 보입니다. 곁에 다가온 진이를 향해 녀석이 낮은 소리를 내며 기분 나쁘다는 표현을 확실히 하는걸로 봐서 둘 사이는 절대로 친한 사이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그대로 내버려 두면 한바탕 광풍이 몰아치겠구나 싶어 싸우지 마라 라고 작은 소리로 한마디 했을뿐 인데 바로 움츠러 드는 녀석은 겁쟁이 였습니다. 그럼에도 먹이가.. 더보기
싸우지 마라 안녕하세요, 얼음마녀 입니다. 녀석의 존재를 알아챈 시기는 올해 초 였습니다. 급식소 근처에 분명 낯선 고양이가 나타나긴 했는데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도 다가오지도 않기에 어찌 생긴 녀석인지 조차 알 수가 없었습니다. 다가오지 않으니 군침도는 먹이는 항상 그림의 떡 이었고 그 그림의 떡은 언제나 다른 고양이들 몫 이었지 녀석의 몫은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봄이 지나고 여름이 시작되던 6월 어느날 드디어 녀석이 모습을 드러 냅니다. 녀석은 상당히 독특한 마스크 여서 한동한 뚫어져라 쳐다 봤습니다. 녀석을 위한 먹이를 멀찍이 놓아주기 시작했고 그렇게 녀석은 처음으로 그림의 떡을 먹을 수가 있게 되었고 퇴근시간에 들리던 이곳 급식소에 밥 배달이 용이치 않아 급식 시간을 새벽으로 바꿨슴에도 녀석을 급식소 근처에.. 더보기
소야는 살가와 안녕하세요, 얼음마녀 입니다. 차갑게 얼어버린 마음의 문은 열기가 힘들지만 한번 열리면 그 꽁꽁 얼어붙은 마음은 봄눈 녹아 내리듯 사르르 녹아 열리게 되는것 같습니다. 이런 사정은 동물들도 예외는 아니지 싶습니다. 소야는 몇년 동안이나 마녀가 주는 밥을 먹었으면서도 좀처럼 맘을 열지 않았더랬습니다. 심지어는 멀리 떨어져서 지켜만 봐도 먹이에 입도 대지않고 눈치만 살피고 앉아있었던 소야 입니다. 그랬던 소야가 굳게 닫힌 마음의 문을 열자 그 고양이가 이 고양이 맞나 싶을 정도로 어찌나 살갑게 구는지 소야를 만나면 저절로 웃음을 짓게 됩니다. 공원 입구까지 버선발로 마중 나오는 일은 기본중의 상 기본이 된지 오래고, 사료를 한줌 쥐어 내려놓는 손등에 슬그머니 코를 대어 오기도 합니다. 그 조심스럽고 살가운 .. 더보기
현관문을 나서면 안녕하세요, 얼음마녀 입니다. 딩동댕동 마을 뮤 일가의 급식소를 옮긴지 어느덧 한달여가 지났습니다. 밥그릇 물그릇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처지 인지라 잘려 버려진 잔가지 위에 마녀네 간장 항아리 받침대로 사용하던 돌 위에 먹거리를 놓아주고 있습니다. 급식소 옮긴지 한달밖엔 안 지났지만, 밥주는 사람이 조심히 은밀하게 움직인다면 어떻게든 이 자리에서 급식을 계속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 합니다. 아기 고양이들은 모두 다섯마리 인데 그 중 가장 덩치가 크고 활달한 녀석 한마리를 제외 하곤 모두 꼬맹이의 아이들 입니다. 그 녀석은 엄마 뮤에게서 일찌감치 독립당한 뮤의 아기 고양이 입니다. 어쨌든. 지구는 독수리 오형제가 지키고 딩동댕동 마을은 아기 고양이 오남매가 지키고 있습죠.ㅎㅎㅎ 꼬맹이와 아기 고양이들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