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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이야기

싸우자고 안해서 좋기는 하지만 안녕하세요, 얼음마녀 입니다. 화단 마을을 떠난 진이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7월 부터 매일 새벽 마녀가 근무하는 직장 담벼락에 올라 앉아 마녀가 지나가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진이는 찬바람이 부는 지금도 눈에 불을켜고 마녀가 지나가는지 안 지나가는지 지켜보고 있습니다. 해가 늦게뜨는 계절인지라 어두워서 사진을 잘 안찍게 되는데 항상 전투적인 자세의 진이가 도통 싸우자고 안 해서 슬그머니 걱정스런 맘이 고개를 들기 시작합니다. 얘가 어디가 아픈건 아닌지 다치지나 않았는지 확인하자 싶어 플래쉬를 켜 봤습니다. 아픈것 같지도 않고 다친곳도 없어 보입니다. 요즘 진이는 싸우자 하지도 않지만, 뭔가 좀 위축되어 있는듯한 느낌을 보입니다. 예전엔 밥주는 사람을 정말 새발에 피 정도로 대하곤 했었는데.... 진이.. 더보기
방법은 한가지 안녕하세요, 얼음마녀 입니다. 마녀네 고양이 마을 급식소 중에 밥주는 사람을 제외하고 사람들 발길이 닿지않는 안전한 급식소가 딱 한군데 있습니다. 오래전 부터 고장이 나 지금은 가동하고 있지않는 커다란 실외기 안에 자리한 아리네 집 입니다. 오랜동안 아리네 집에서 아리는 아기 고양이들을 길러냈고 독립을 시켰습니다. 지난 봄에 태어난 아기 고양이 또한 이곳에서 자랐고 독립을 했습니다. 아기 고양이들이 떠나도 아리는 혼자 집을 지키며 밥주는 사람이 찾아 오기를 기다립니다. 아리네 집에 들어가려면 철문에 걸려있는 자물쇠를 열고 들어가야 하는데 지난 여름에 새로온 팀장이 자물쇠를 바꿔 버려 갖고있는 열쇠로는 들어갈 수가 없게 되어 버렸습니다. 그렇다해도 안에서 기다리는 고양이들을 굶길수는 없는 일 이기에, 건물.. 더보기
매일매일 기다려주라 안녕하세요, 얼음마녀 입니다. tnr 당한 이후 사라졌던 사야는 다시 나타나 매일 소야의 공원 아래 벤치에서 마녀를 기다렸습니다. 유난히 겁많고 소심한 성격의 사야는 밥주는 사람이 코 앞에 서 있어도 밥 생각은 저 멀리 안드로메다 은하로 보내 버리고 주변에서 들리는 새소리, 바람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곤 했습니다. 결국 또 모습을 감춰버린 사야가 두달만에 다시 나타난 곳은 마녀의 직장 앞 주차장 입니다. 반갑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마녀가 움직이는 동선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는 얘긴데.... (왜 진작에 나타나지 않았냐고!!!!) 맛나게 먹이를 먹는 사야의 모습이 일하러 들어가는 마음도 발걸음도 가볍게 합니다. 이제 사야는 날마다 같은자리에 앉아 마녀를 기다립니다. 며칠전 많은 비가 내리던날 .. 더보기
건강하세요. 안녕하세요, 얼음마녀 입니다. 저는 안녕하지 못한 9월을 보냈습니다. 아버지께서 두번의 입원과 퇴원을 하셨고, 두번 모두 119에 실려 응급실 처치 후 입원 이었습니다. 퇴원을 하시긴 하셨지만 자력으로 움직이시는건 거의 불가능한 상태이시고 한가지 중요한 검사를 할 예정인데 결과가 나쁘지 않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아버지께서 입원해 계실때 엄마도 병원에 계셨기에 출근 전 낭만 카이군 산책을 위해 새벽 3시에 일어나 월하의 산책도 했었습니다. 체력이 부침을 느끼는 시기였는데, 그렇다 해도 기다리는 고양이들을 외면할 수는 없는일 아니겠는지요. 지난 여름부터 소야는 마중 이란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신기루가 아닌 신기루 고양이와 함께. 아울러 또 사라져 버리는건 아닐까 노심초사 하게 만드는 행복이.. 더보기
틀키지 말자 안녕하세요, 얼음마녀 입니다. 딩동댕동 마을의 뮤에겐 이미 다 자란 두 딸이 있습니다. 어느덧 네살이 넘은 겨울이와 이제 갓 한살이 된 꼬맹이 입니다. 뮤의 사랑을 받는 겨울이와 달리 꼬맹이는 구박 덩어리 입니다. 같은 영역안에 살고 같은 급식소를 이용하는 꼬맹이는 딸이 아니라 경쟁자로 여기는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겨울이는 왜? 사실 겨울이도 2년 전 까지만해도 꼬맹이와 같은 신세였습니다. 구박덩어리 신세를 면하게 된 계기는 tnr 이었지 않나 싶습니다. 구박 덩어리 꼬맹이가 더 구박을 받게 된 계기가 있는데 그것은 꼬맹이가 급식소에 아기 고양이들을 데리고 왔기 때문 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아기 고양이들이 바로 어제 소개해 드린 아기 고양이들 입니다. 엄마 뮤와 비슷한 시기에 꼬맹이의 출산이.. 더보기
얼굴보기 힘든 아기 고양이 안녕하세요, 얼음마녀 입니다. 딩동댕동 마을의 뮤는 급식소에 아기 고양이를 딱 한마리만 데리고 왔습니다. 아기 고양이는 엄마 뮤를 닮아서 이쁘게 생겼지만, 닮지 말았으면 하던 성격까지 닮아서 성질머리가 아주 까칠합니다.ㅡㅡ" 뮤는 아기 고양이를 한마리만 데리고 왔지만, 급식소 주변엔 뮤의 아기 고양이 말고도 두마리 아기 고양이들이 더 있다는것을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비슷한 또래인 뮤의 아기 고양이 바람이 보다 체구가 작고 겁이 많아서 모습을 확인하기가 힘 들었었고, 카메라에 담기는 더욱 더 힘들었습니다. 어렵사리 모습을 담았어도 바로 부리나케 달아나 버려서 정말 눈깜짝 할 찰나의 순간을 놓치지 말아야 아기 고양이 모습을 담을 수 있었습니다. 이 마저도 노랑둥이 아기 고양이는 어찌나 잽싸게 내 빼는지 얼굴.. 더보기
행복이 이야기 안녕하세요, 얼음마녀 입니다. 행복이는 이웃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란 이웃마을 고양이 였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찾아오는 사람이 들고 다니는 가방속엔 한번도 맛보지 못했던 맛난 먹이가 있다는걸 알면서도 무서워 다가오지 못하고 지켜만 보던 소심한 고양이 였습니다. 행복이는 2013년 가을에 tnr이 됩니다. 그해 여름에 태어난 크림이를 비롯한 아기 고양이들이 행복이의 마지막 아기 고양이들 이었습니다. 행복이의 마지막 아기 고양이들 이야기는 나중에 자세히 쓰려하고 있습니다. (사진 정리중 입니다.) 행복이가 살고있던 이웃마을 부부께서는 행복이가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 행복이란 이름을 지어 주셨지만, 행복이는 tnr 이후 그곳에서 그닥 행복하지 못했던것 같습니다. 행복이가 이웃마을을 떠나 버렸기 때문 입니다.. 더보기
초록식탁 안녕하세요, 얼음마녀 입니다. 면이의 등장은 마녀를 기쁘게 했지만, 요미 모자에겐 무척이나 불편한 상황을 만든 등장이 되어 버렸습니다. 짐작컨대, 아픈 형편이긴 하지만 면이는 요미와 순남이 보다 서열이 높은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게 아니면 요미 모자는 평화주의 묘 라든가, 노약묘 우대정신이 투철한 바른생활 야옹이 라고 밖엔 생각 할 수가 없습니다. 평소라면 급식소 안으로 냉큼 들어와 좋아하고 있을 요미와 순남이 모자지만, 선뜻 들어올 생각도 하지 못하고 앉아 하릴없이 주저앉아 주변을 두리번 거리는 엄마 요미와. 앉은 자리에서 망부석이 되어버린 아들 순남이 입니다. 생환한 면이로 인해 급식소 안에 들어올 생각도 못하는 요미와 순남 이지만, 서당마을 급식소 외에 요미 모자에겐 초록식탁 급식소가 있.. 더보기
살아 있었다. 안녕하세요, 얼음마녀 입니다. 지난 6월. 누군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하게 변해버린 모습으로 마녀를 찾아왔던 면이가 있었습니다. 구강계 질환을 앓는 면이를 위해 꾸준히 약을 먹는다면 완치가 어렵다 해도 먹고 살기엔 큰 무리가 없지싶어 약을 지어 먹였지만, 그다지 차도가 보이지 않았었고 일주일 남짓 찾아오던 면이는 더 이상 마녀를 찾지 않았습니다. 어디서 어떻게 잘못 되어도 이상할것 없는 아픈 길고양이 인지라 살아 있다면 찾아 올거라 생각했지만, 마음 한구석엔 무지개 다리를 건넌 것이리란 생각이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개월여 만에 면이가 다시 서당 마을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마에 알 수 없는 무언가를 잔뜩 묻힌채 말입니다.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지금은 상당부분 떨어져 나간.. 더보기
어쩌면 좋을까요. 안녕하세요, 얼음마녀 입니다. 동이는 2010년 어느 봄날에 태어난 딩동댕동 사남매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길고양이 입니다. 딩동댕동 마을에서 태어나 자라고 살다, 이웃 마을로 거주지를 옮겼었고 덕분에 마녀는 동이를 찾아 이웃 마을에 갔다가 동이가 유하고 있는 이웃 마을까지 밥 배달을 다니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이웃 마을에 살뜰히 밥을 챙겨 주시는 분이 계셔서 올 초 부터는 밥 배달을 가지 않습니다. 이웃 마을에 유하던 동이는 거주지를 옆마을로 옮겼는데, 워낙에 점쟎으며 식탐없고 친화적인 성격 덕분에 그곳 캣맘님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전해 들었습니다. 그런 동이가 지난 겨울 다시 딩동댕동 마을로 돌아 왔습니다. 동이는 언제나 그랬습니다. 한달을 못 만났어도, 수개월을 못 만났어도 항상 먼저 누나를 알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