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얼음마녀 입니다.
토끼는 딩동댕동 마을의 아기 고양이 였습니다.
여리여리하니 이쁜 아기 고양이 토끼는 청년 고양이로 잘 자라 주었습니다.
딩동댕동 마을의 토끼는
이년전 범백으로 인해 아기 고양이들이 몰살을 당했던 그해
(18마리 아기 고양이가 무지개 다리를 건넜습니다.)
유일하게 스스로 범백을 이겨내고 살아 남았던 아기 고양이 였습니다.
그렇게 대단하고 장한 토끼가 지금 많이 아픕니다.
지난 겨울무렵 시작된 기침을 단순히 감기라 생각하고 엘라이신만 먹이고 있었습니다.
항상 깜깜한 새벽,
깜깜한 저녁에만 만나다 보니 녀석의 상태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제 잘못입니다.
토끼는.
감기가 아닌 치주 질환을 앓고 있는것 으로 보입니다.
사람만큼 간사한 동물도 없다고 하더니 그말이 딱 맞는것 같습니다.
진영이와 깜순이 아픈 모습을 볼때는 그저 안타깝기만 했는데
아기때부터 돌보던 토끼 아픈 모습을 보게되니
마음이 주체할 수 없게 심란해져 버렸습니다.
예전처럼 매일 집앞에 와서 마녀가 나오기를 기다리기라도 하면 좋겠는데
몸이 나빠진 이후론 자주 나타나지도 먹이를 놓아줘도 곁으로 잘 다가 오지도 않습니다.
돌아서 가는걸 확인하고 나서야 먹이 곁으로 다가가는 토끼 입니다.
토끼는 요즘 전혀 모습을 나타내고 있지 않습니다.
3월 마지막 날에 약캔 먹이고 혼자 희망이 보인다고 좋아했었습니다.
같은 질환을 앓고 있는 진영이와, 깜순이도 이젠 건사료를 까드득 거리며 잘 먹고 있기에
토끼도 약만 잘 먹인다면 두 녀석들 처럼 좋아지리라 믿었습니다.
그런데,
약을 먹어야 할 토끼가 그날 이후 전혀 나타나질 않고 있습니다.
매일 주머니에 약 세봉지를 챙겨서 나갑니다.
저녁 밥배달 까지 끝나고 나면 항상 한봉지가 남습니다.
오늘도 새벽에 토끼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저녁에 나타나 준다면 오늘 준비한 약봉지가 남지 않을텐데.
토끼야....
나타나 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