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 고양아. 안녕하세요, 얼음마녀 입니다. 급식소에 도착하자 무언가 움직이는 기척이 느껴지지만 어두운 새벽 인지라 실체가 보이질 않습니다. 주머니 속 핸드폰을 꺼내 플래시를 켜니 비로소 녀석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녀석은 밥주는 사람이 급식소에 도착하기 전 부터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던듯 싶습니다. 처음엔 녀석만 있는 줄 알았는데, 어느 틈엔가 다가와 플래시 켰다고 눈을 흘기며 앉은 진이가 보입니다. 곁에 다가온 진이를 향해 녀석이 낮은 소리를 내며 기분 나쁘다는 표현을 확실히 하는걸로 봐서 둘 사이는 절대로 친한 사이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그대로 내버려 두면 한바탕 광풍이 몰아치겠구나 싶어 싸우지 마라 라고 작은 소리로 한마디 했을뿐 인데 바로 움츠러 드는 녀석은 겁쟁이 였습니다. 그럼에도 먹이가.. 더보기 싸우지 마라 안녕하세요, 얼음마녀 입니다. 녀석의 존재를 알아챈 시기는 올해 초 였습니다. 급식소 근처에 분명 낯선 고양이가 나타나긴 했는데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도 다가오지도 않기에 어찌 생긴 녀석인지 조차 알 수가 없었습니다. 다가오지 않으니 군침도는 먹이는 항상 그림의 떡 이었고 그 그림의 떡은 언제나 다른 고양이들 몫 이었지 녀석의 몫은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봄이 지나고 여름이 시작되던 6월 어느날 드디어 녀석이 모습을 드러 냅니다. 녀석은 상당히 독특한 마스크 여서 한동한 뚫어져라 쳐다 봤습니다. 녀석을 위한 먹이를 멀찍이 놓아주기 시작했고 그렇게 녀석은 처음으로 그림의 떡을 먹을 수가 있게 되었고 퇴근시간에 들리던 이곳 급식소에 밥 배달이 용이치 않아 급식 시간을 새벽으로 바꿨슴에도 녀석을 급식소 근처에.. 더보기 소야는 살가와 안녕하세요, 얼음마녀 입니다. 차갑게 얼어버린 마음의 문은 열기가 힘들지만 한번 열리면 그 꽁꽁 얼어붙은 마음은 봄눈 녹아 내리듯 사르르 녹아 열리게 되는것 같습니다. 이런 사정은 동물들도 예외는 아니지 싶습니다. 소야는 몇년 동안이나 마녀가 주는 밥을 먹었으면서도 좀처럼 맘을 열지 않았더랬습니다. 심지어는 멀리 떨어져서 지켜만 봐도 먹이에 입도 대지않고 눈치만 살피고 앉아있었던 소야 입니다. 그랬던 소야가 굳게 닫힌 마음의 문을 열자 그 고양이가 이 고양이 맞나 싶을 정도로 어찌나 살갑게 구는지 소야를 만나면 저절로 웃음을 짓게 됩니다. 공원 입구까지 버선발로 마중 나오는 일은 기본중의 상 기본이 된지 오래고, 사료를 한줌 쥐어 내려놓는 손등에 슬그머니 코를 대어 오기도 합니다. 그 조심스럽고 살가운 .. 더보기 이전 1 ··· 5 6 7 8 9 10 11 ··· 252 다음